장애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써 바깥출입이 원활하지 못한 필자에게 TV, 라디오, PC와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을 통한 여가선용과 정보획득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로서 가전제품은 어찌 보면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소중한 친구와 같은 존재이다.

 아울러 TV, 오디오 등 최신 가전제품에 관심이 많은 이른바 ‘얼리어답터’인 소비자의 한사람으로, 요사이 하루가 다르게 첨단기능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하고 편리한 탑재하고 소비자를 유혹하는 스마트 가전제품의 이용에서 편리함과 동시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푸념은 아닐 것이다.

 필자의 실제 경험으로 얼마 전 큰 맘 먹고 구입한 스마트 TV가 동작대기 시에 전원부에서 깜빡임을 발견하고 상황을 파악하고자 구입 시 첨부된 사용자 설명서를 찾아보았으나,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신호수신부의 비닐커버를 제거하지 않았을 때 와이파이 신호의 수신이 원할 치 않을 때 점멸 신호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내고 비닐커버를 제거하니 문제가 해결되었다.

 필자의 경험처럼 장애인들이 가전제품을 이용할 때 불편함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불편함은 장애의 종류와 개인의 장애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접근성과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다.

 장애당사자의 가전제품 이용 시 불편사항을 간단히 살펴보면, 물리적 불편함을 들 수 있다. 일부 장애유형에서는 신체적인 불편함으로 인해 가전제품을 조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가전제품에 탑재된 버튼이 작거나 위치가 높거나 낮은 경우, 스위치가 돌기 어려운 경우 등이 해당한다.

 시각적 어려움은 대표적인 가전제품 이용의 불편 사례다. 시각장애인들은 화면에 표시된 정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잔존시력이 남아있는 이용자의 경우 디스플레이의 크기, 명도, 색상 등이 시각적 어려움을 유발할 수 있다.

 시각의 제한을 대체 보완할 수 있는 음성안내 등 음향적 수단의 제공이 필수적인데, 이때 각각의 동작을 구분할 수 있는 멜로디와 확실히 구별 가능한 음향의 세기, 음향의 고저 등 대체 보완 수단의 제공이 필수적이다.

 이 때 보편화된 스마트폰, AI 스피커 등과 연동된 진동 또는 음성안내 등의 제공 또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보편화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입력장치를 탑재한 가전제품의 이용불편은 이미 그 불편함을 여러 차례 제기되고 터치스크린 방식의 입력방식에 대한 대체보완 수단의 제공에 대한 요구가 드높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례이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입력을 채용하고 있는 가전제품 일수록 첨단의 다양한 기능을 자랑하는 이른바 스마트 제품인 경우가 다반사여서 그 구입과 이용에 있어 시각장애인 소비자에겐 차별적 요소로 까지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각적 어려움으로 인한 가전제품 사용의 불편으로는, 청각 장애인들은 소리 신호나 음성 안내를 듣기에 제한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경보음이 너무 작거나 음성 안내가 불분명한 경우, 무엇보다 음성안내를 대체 보완할 수 있는 안내문구, 또는 알림 램프 등이 제공되지 않는 가전제품의 이용에 불편함이 클 수 밖에 없다.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음향으로 그 동작 상태를 안내하는 가전제품의 이용불편이 대표적이다. 앞선 시각장애유형과 동일하게 청각적 제한을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발광 또는 문자 등을 활용한 가전제품의 동작상태 알림 수단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인터페이스 복잡성은 가전제품의 첨단화에 뒤따르는 필연적인 문제로, 복잡한 제어 패널이나 메뉴 구조를 가진 가전제품은 비장애인 사용자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에게는 더욱 큰 불편을 경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불편함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즐겨찾기 기능 또는 간편 동작 등의 방법의 제공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편의성을 도모한 기능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선배시민(노령자)등 이용약자를 고려한 항목이기도 하다.

 접근성 부재는 장애당사자인 소비자들에게 가전제품 이용 시 중요한 고려대상이다. 생활필수품인 세탁기나 빨래 건조기의 경우, 막대형 집게 등 장애유형에 적합한 보조기구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이용이 불가능하거나 큰 불편함을 경험하게 된다.

장애유형별 특성과 제품의 사용 편의를 고려한 유니버설 업 키트’를 탑재한 세탁기. Ⓒ LG 전자

 이러한 불편함을 덜고자 최근 국내 대형가전 L사는 장애인 소비자를 위한 ‘유니버설 업 키트’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유니버설 업 키트'는 모든 고객이 L사의 생활가전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보조하는 액세서리로 성별이나 나이,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세탁기에 적용하는 유니버설 업 키트인 '이지 핸들'은 근력이 부족하거나 손 움직임이 섬세하지 않은 지체 장애 고객 등이 세탁기 도어를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약시인 고객이 이지 핸들을 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고대비 컬러도 적용됐다.

 적은 힘으로도 무선 청소기를 손쉽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받침대',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도 스타일러 무빙 행어에 옷을 걸 수 있는 '이지 행어', 냉장고 안쪽 공간을 쉽게 사용하게 하는 '회전 선반', 정수기에 부착해 높이 조절을 할 수 있는 '이지 노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실리콘 리모컨 커버' 등도 있다.

 L사의 경우처럼,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은 가전제품의 접근성 개선의 대표적인 항목이다. 가전제품을 디자인할 때 모든 사용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능력을 고려하는 유니버설 디자인 원칙을 적용하여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접근성 향상을 위한 필수적인 방안으로 앞서 언급한 장애유형 및 특성을 고려한 대체 보완 수단의 제공과 이를 통한 조작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대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거나 명확한 음성 안내를 제공하여 시각과 청각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향상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사용자 참여는 장애인들을 직접 참여시켜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피드백을 수렴하여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할 수 있는 필수적인 분야인데, 최근까지 소홀히 다루어져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큰 부분이기도 하다.

 교육과 정보 제공은 장애인들에게 가전제품의 기능과 사용 방법을 교육하고, 사용 설명서 등을 접근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여 사용자들이 더 쉽게 제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가장 쉬운 접근방법이라 사료되는데, 앞선 필자의 경험처럼 많이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가전제품의 장애인 등 이용약자를 위한 접근성 개선은 다양한 관련 업계에서 노력하고 있는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장애인 및 선배시민(노령층) 같은 상대적 가전제품 이용 취약계층을 포함하여 모든 사용자이며 소비자가 비용을 들여 구입한 가전제품을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또한 유럽 등 장애인 가전접근성의 보장이 선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으로의 수출 등을 위해 대형가전업체를 중심으로 가전접근성 개선을 위한 관련 업계의 주요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접근성을 고려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 사항으로, 가전제품의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의 적용을 통해 모든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물리적 디자인부터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에서 고려를 반영하고 있는 추세이다.

보조 기술과 기술 지원을 통해 시각, 청각, 운동 기능 등이 제한된 사용자들을 위해 보조 기술을 개발하고 향상시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요사이 보편화된 TV제품의 ‘접근성 항목’이 좋은 예이다.

사용자 경험 개선 과정을 통해 가전제품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보다 직관적이고 친숙하게 개선하는 것이 중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 간단한 설정 방법, 명확한 아이콘 및 메뉴 구조 등을 고려한 사용자 경험의 향상이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교육 및 정보 제공은 사용자들이 제품의 접근성 기능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 사용 설명서, 온라인 자료,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규제 및 표준 준수는 미국, 유럽 등 많은 국가들에서 가전제품에 대한 접근성 규제와 표준을 정하고 준수를 요구하고 있으며